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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을 결심하게 된 이유? 설문조사 결과

 

최근 이민 커뮤니티 그룹에 떠도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미국 이민자들에게, 왜 미국에 이민오게 되었는가였는데요, 아래에 표를 첨부합니다.

 

 

이민법 변호사로 일 하고 있는 입장, 그리고 미국에 10대에 이민 온 입장으로 위의 차트를 바라보면, 미국 이민으로 해결되는 문제와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나뉩니다. 비록 부모님을 따라 온 이민 “1.5세”의 본인이지만, 부모님과 평소 깊은 대화를 자주 나누고, 1.5세대로 부모님과 생계를 함께 일구어 온 입장으로 바라보면 어느 정도 공감이 가기도 합니다.

미국에 이민을 오고 싶어 문의를 하는 한국인들의 이메일, 그리고 미국 내에서 유학생/단기취업생들의 영주권 취득을 돕는 입장으로 위의 차트에 대한 현실적 의견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1. 미국 이민으로 바꿀 수 있는 것들:

“한국 사회의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구도”

“한국 사회의 각박하고 여유 없는 삶”

미국에 이민 오게 되면, 한국 만큼의 경쟁에서는 벗어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 “출신”이라는 미국 내 “비주류,” 또는 “소수(minority)” 신분이 된다는 새로운 문제가 생겨나기는 합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면 이민자로써의 나를 새로 재정립해야 하는 또다른 태스크도 생깁니다. 그러나, 미국은 50개의 주가 각각의 나라처럼 여겨지는 큰 나라입니다. 한국 사회처럼 서울, 서울대, 특정 대기업, 이렇게 “쏠림” 현상이 생기는 것이 애초에 어렵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고, “과열된” 경쟁은 어느 정도 모르고 살 수 있습니다. 결국은 “내 커뮤니티” 안에서 경쟁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한국에서 보다는 모든 삶을 좀 더 느슨하고 여유롭게 생각 할 수 있게됩니다.

물론, 뉴욕이나 엘에이등 서울같은 대도시, 특히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 터를 잡는다면 좀 더 경쟁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서울에 살아 본 경험, 그리고 서울에 사는 지인/친구들의 삶과 뉴욕에 사는 지인/친구들의 삶을 비교하면 확실히 서울의 삶이 훨씬 더 치열합니다. 한 번씩 서울에 방문 하게 되면, 비행기에서 내린 첫 날 부터 느끼는 점이 바로 이 점입니다. 서울 사람들에게 “여유”를 찾아 보기가 어렵다는 점.. 한 번씩 유튜브에서 서울 쏠림 현상, 출산률, 혼인 비율 등의 뉴스를 주기적으로 접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것이 저를 미국에서 이민자로 계속 살게 하는, 그리고 한국인들의 이민을 돕는 주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국 내에서도 뉴욕에서도 일은 하지만 좀 더 여유로운 삶이 가능한 뉴저지에서 거주합니다.

“자녀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려는 욕구”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없는 (한국) 사회 환경”

미국의 교육은 이민 1세대인 저의 부모님이 미국 이민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중 어떤 나라로 갈 것인가 고민을 하셨는데, 미국으로 결정한 이유가 “우리 딸이 결국에는 미국 대학에 공부하러 갈 것 같다”라는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의 공립학교와 대학교/로스쿨을 졸업한 저는 후회가 없습니다. 한국의 공교육과 미국의 공교육은 시스템과 철학 차이가 컸고, 나중에 내 아이들 역시 미국에서 공부하게 해 주고 싶습니다. 아직도 한국의 공교육은, 미국의 스스로 탐구하고 깨우치는 공부, 책을 깊게 읽는 공부보다는, “지식 자랑” 또는 “변별력”을 위한 공부처럼 느껴집니다.

2. 미국 이민으로 바꿀 수 없는 것들:

“청년 실업 문제”

“과도한 업무량을 요구하는 문제”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불안감”

안타깝게도 미국 이민으로 위의 것들이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첫번째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 내가 “눈높이”를 한국보다는 훨씬 낮출 수 있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냥 어디라도 들어갈 생각을 한다면 미국에서 취업하는 것이 더 수월할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나, 미국에 이민을 온다고 해서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한국 이민자들은 특히 눈높이가 높은 편에 속하고, 또 왠만하면 전문직이 되길 원합니다. 한국처럼 “그냥 노는” 이민자 청년들, 생각보다 의외로 많습니다. 아니면 본인의 작은 사업을 운영하거나, DoorDash나 UberEats같은 음식배달 알바를 하면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정규직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부족합니다. 이것은 이민자가 아닌 미국 출생자도 동일한 입장입니다. 미국은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단기취업비자 소지자나 불법이민자들이 “갑질”을 당하면서 과도한 업무나 박봉에 일 하고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미국의 노동시장이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열악한 복지제도의 수준”

“정치적, 사회적 갈등”

일단 미국에서 W-2를 받는 “정규직”이라면, 세금폭탄을 각오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내 세전 연봉에서 약 40퍼센트는 세금으로 나간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미국은 건강보험이 민영화입니다. 한국처럼 내 주민등록 번호만 있으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없습니다. 일례로, 미국 뉴저지주에서 보험 없이 치과 스케일링 한 번 받으려면 한화로 약 13만원은 내야 합니다. 미국의 복지제도 혜택은 초저소득층이 아니라면 그렇게 큰 메리트는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미국의 정치적, 사회적 갈등은 한국 못지 않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더 나아가 인종, 출신 국가, 언어 등 다양한 “다름”이 공존하는 이민자의 나라이기 때문에 더더욱 화합하지 못합니다. 최근에는 “다양성(diversity)”를 존중하자는 명목 아래에 더 높게 소통의 벽이 세워지는 느낌입니다. 미국에 이민 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이 문제는 나빠지면 나빠졌지 더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처음 미국에 이민 왔을 때 보다 한국에 대한 인식이 나아졌다는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한국 이민자인 내가 더 살기 쉬워졌다거나, 미국 공직이나 주류사회에서 한국 출신들이나 다른 소수자가 더 대우받고 많아진다는 느낌도 크게 없습니다. 그저 “머릿수 채우기”로만 보이지 않는 인사 결정들만 보일 뿐입니다.

3. 미국 이민으로 오히려 나빠질 수 있는 것들:

“값비싼 주거비용”

“강력 범죄 및 성범죄 문제”

“소득 불평등 구조”

미국 이민으로 오히려 후회할 수 있는 부분 중 가장 크게 느껴지는 값비싼 주거비용입니다. 현재 뉴욕 인근 뉴저지 원룸 월세는 한화로 약 300만원 수준입니다. 다른 생활비, 외식비용, 차 소유 비용 등을 계산하면 무조건 양질의 직업을 가져야 하고, 가족 수는 적어야 합니다. 집을 산다고 해도 내 맘에 드는 “괜찮은” 집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렵고, 모기지와 다운페이, 세금, 유지비용 등 “계산”이 나와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아예 뉴욕에 콘도를 사거나, 결혼 후 배우자와 함께 뉴저지에서 집을 구입하거나, 아예 집값이 현저히 떨어지는 다른 주로 이사를 가기도 합니다 (다른 주에서 취직이 된다는 전제 하에). 미국에서도 최근 뉴욕타임즈 등 주요 언론의 메인 뉴스는, 이 높아지는 월세와 집값 상승, 그리고 평범한 MZ들이 혼자 집을 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소득 불평등 구조와도 연결됩니다. 미국, 특히 뉴욕은 전세계적으로 소득격차가 가장 큰 곳 중 하나입니다. 뉴욕의 인도에는 노숙자들이 걸어다니고, 도로에는 슈퍼카들이 돌아다닙니다. 어떤 유학생은 맥도날드로 한 끼를 때우는데, 다른 유학생은 한화 10만원이 넘는 케이크를 사 먹는 곳입니다. 소득불평등은 어쩌면 미국이 더 심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미국에 처음 이민을 왔을 때 바로 느낀 점입니다. 참고로 저는 뉴욕도 아닌,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외곽 도시(suburb)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제 고등학교 친구 한 명은 집에 경비행기가 있었고, 다른 한 명은 “푸드 스탬프”라고 불리는 정부의 돈을 받고 있었습니다.

강력 범죄와 성범죄 역시 미국이 더 심할 수 있습니다. 형사법 변호사로써도 일 하고 있는 제가 잘 알 수 밖에는 없습니다. 마약은 한국보다 원래 미국이 더 심해왔고, 일반인의 상식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뉴욕의 길거리에서는 담배 냄새보다 대마 냄새가 더 흔하게 납니다. 최근에는 아시아계를 타겟으로 하는 묻지마 범죄로 큰 상해를 입거나, 목숨까지 잃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뉴욕 지하철에서 선로로 기다리는 사람을 미는 범죄가 늘어나 뉴욕에서도 스크린도어와 비슷한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납니다. 강력 범죄와 성범죄는 “마음이 아픈” 분들이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이고, 이것을 피하고자 미국으로 이민 온다면 후회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마음이 아픈 분들이 자기 자신을 죽이는 경우가 더 많지만, 미국에서는 불특정 다수를 죽이고 자신까지 죽이는 일이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 미국 사회, 역사와 문화가 엄연히 다른 만큼, 장점과 단점도 분명히 갈립니다. 미국에 이민 오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내가 미국 이민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마음을 정한 다음 움직여야 합니다. 막연히 내가 지금 있는 곳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아닌지가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고, 그 다음은 미국에 먼저 온 사람들에게 경험담을 많이 접해보고 환상을 깨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분명 미국 이민으로 포기할 수 없는 장점들이 존재합니다. 그 장점들 때문에 단점도 감수 할 결심이 든다면, 미국 이민에 성공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유영 미국 (뉴저지, 뉴욕) 변호사

미 50개 주 이민법, 뉴저지 형사법

미국 내 이민법, 뉴저지 형사법 상담 예약 201-305-3797

한국 내 이민법 상담 예약: Kakaotalk ID – mssarah21

인스타그램: @lawyerelena.us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elenaj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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