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이제 미국 비자, 영주권, 시민권 좀 더 어렵게”로 회귀 할 것입니다. 거기다 감히 예상 못 한, 허를 찌르는 제한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바마, 트럼프, 바이든 정권 모두 겪어본 제가, 한국인들에게 해당되는 예상들만 알려 드리겠습니다.
1. 이민국 수장의 반이민 성향에 따른 변화 예상
현재 이민국 디렉터는 Ur Jaddou라는 여성으로, 친이민 정책을 수행하는 룰들과 효율적이고 빠른 업무를 지향한다. 지난 트럼프 정권의 디렉터들은 L. Francis Cissna와 Ken Cuccinelli라는 남성들로, 한 명은 가족 초청 이민 폐지를 주장하고, 한 명은 이민자들을 “쥐새끼”로 표현하며 반이민 정책을 수행하는 룰들을 이민국에 심어 놓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민 전문가들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룰은, 바로 쿠치넬리의 공적 부조(public charge) 룰이었습니다. 미국 내에서 미국인의 세금으로 공적 부조를 받았거나 앞으로 받을 확률이 높은 사람은, 영주권을 받지 못하게 하겠다는 룰이었습니다. 저도 이 룰 때문에 한동안 영주권 신청 서류에 I-944라는 장장 18장짜리 이민국 폼과 증빙자료들을 추가로 준비하느라 너무 바빴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 친이민 성향의 디렉터가 다시 반이민 성향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현재는 인터뷰를 위해 이민국에 가 보면, 분위기가 굉장히 달라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코로나 전, 이민국에 영주권이나 시민권 인터뷰 동행을 했을 때는, 형사법 손님을 취조실에서 대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민국 직원 방에 들어가면 냉기가 흐르는 게 보통이었죠. 그런데 2024년 올해에는, 때때로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이제 트럼프 정권이 다시 들어서면, 이민국 분위기가 다시 예전처럼 싸늘해질 확률이 높고, 예전처럼 이민국 심사관의 질문과 의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전체 영주권 대면 인터뷰 숫자 증가 예상
최근 이민국은 전통적으로 무조건 대면 인터뷰를 진행하는 시민권자 배우자 결혼 영주권도, 웬만한 케이스는 인터뷰 없이 서류로만 승인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취업 영주권 또한 코로나 이후, 이민국이 정상화된 이후로도 웬만하면 인터뷰 없이 서류로만 승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정권 아래의 이민국은, 이 인터뷰 의무화를 다시 도입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위의 첫 번째 예상과 연관된 것으로, 인터뷰 자체가 더 까다로워지고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터뷰 숫자가 늘어나게 되면 케이스 승인 또한 더 까다로워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서류를 처리하는 프로세싱 타임이 늘어나, 영주권 신청자가 승인을 받는 기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고, 결국 미국의 “이민자” 숫자를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3. 영주권/시민권 신청자 지문, 백그라운드 체크 확대/강화 예상
영주권/시민권 신청자는 의무적으로 이민국 센터에서 본인의 지문을 찍어야 합니다. 체취 된 지문은 이민국에서 백그라운드 체크를 위해 사용하게 됩니다. 최근 이민국은 영주권 신청자의 예전 지문 기록을 시민권이나 영주권 갱신 시에 재사용하여, 전체적인 서류 처리 기간이 조금이나마 줄고, 신청자들의 번거로움도 덜어준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또한 예전에는 꼭 요구되었던 “미국 내 신분 변경(I-539)” 신청자들의 지문 체취가, 이제는 요구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4. 급행 신청 축소, 또는 일시 정지 가능성
트럼프 정권 아래의 이민국은, 추가적인 비용으로 15일 안에 결과를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프로세싱(급행)” 옵션을 여러 카테고리에서 일시적으로 중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다시 한번, 전체적으로 모든 서류 작업이 느려진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또한 최근 이민국은 급행 신청이 가능한 카테고리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트럼프 정권 아래에서는 그 반대의 성향을 띨 확률이 높으며, 그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이들은 역시 F-1 유학생들, F-1 유학생으로 신분변경을 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H-1B 취업 비자/취업 영주권 신청자와 그 회사들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미국인을 먼저 고용하라는 취지로 외국인 노동자와 “잠재적” 외국인 노동자의 숫자를 제한하려 할 것입니다.
5. 이민국 접수비 대폭 인상 가능성
이민국은 미국 자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기보다는, 이민자들과 그 가족/회사들의 접수비로 운영되는 기관입니다. 원래 이 접수비는 물가와 임금 등을 기준으로 바이든 정권에서도 인상된 적이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접수는 접수비를 $50씩 차감해 주는 제도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정권에서는 접수비가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이제 미국 비자와 영주권은 경제력이 입증된 사람들에게 훨씬 더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6. H-1B 취업비자, F-1 유학생 비자를 괴롭히는 새로운 정책 가능성
트럼프 정권 아래의 유학생들은 다양한 형태의 제한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F-1 비자 신분은 현재 내가 학교에 재학 중인 것을 증명하는 I-20 기간이 살아 있는 한,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duration of status”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I-20가 유효하지 않으면 미국 내에서 서류 미비, 즉 불법체류자가 되고, 또 “신분 유지”만을 위해 I-20를 받고 미국 내에서 허용되지 않는 일을 하는 유학생들도 있습니다. 트럼프 정권은 이 duration of status를 없애고, 다른 비자들처럼 명시된 유효기간 동안만 미국 내 합법적 체류가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검토했습니다.
7. 노동청 단계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
트럼프 정권 아래에서 이민 변호사인 제가 감사했던 한 가지가 있다면, 노동청 단계가 비교적 빠른 것이었습니다. 트럼프 정권의 노동청은 취업 영주권 이전 단계인 노동 허가(LC/PERM) 단계가 매우 빠른 편이었습니다. 실제로 2018-2019년 노동청 LC 단계는 처음 시작 단계인 적정임금 책정부터 LC 승인까지 약 8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현재 바이든 정권 아래에서는 약 22개월이 걸리고 있습니다. 취업이민 특성상 노동청 LC를 받고 이민국 첫 단계 서류를 받는 것이 스폰서 회사와 영주권 신청자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데, 트럼프 정부 아래에서는 노동청 단계는 지금보다 훨씬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8. 서류 미비 빨리 내 쫓고, DACA/PIP 같은 구제 프로그램 없앨 가능성
트럼프 정권의 가장 큰 어젠다 중 하나, 불법으로 미국에 넘어온 사람들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추방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정책으로 이미 미국 내에서 실행되고 있는 서류 미비 보호를 위한 여러 장치들이 사라질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가장 위험한 것은 DACA인데, DACA는 이미 법원에서도 싸우고 있고, 이들은 소위 미국 내 이민법의 “인질”로 잡혀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트럼프 정권 아래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DACA 수혜자와 관련하여 정책 협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DACA 수혜자들은 서둘러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합니다. 또한 바이든 정권 아래에서 시행된 PIP 확대 신청 또한 폐지될 수 있습니다.
9. 이민국 심사관에게 더 많은 “재량권” 부여하여 거절률 높아질 예상
미국 이민법은 “재량(discretion)”이 많이 적용하도록 법률 자체가 쓰여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정권 아래에 별 사유 없이 “거절” 통보가 바로 나와버리거나, 거절 통보까지 가는 단계가 수월해진 예들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바이든 정권의 이민국은 거절에 꼭 납득할 만한 사유를 법률적으로 명시하고, 거절 직전 조사 또한 더욱 면밀히 하여 “이건 정말 승인해 줄 수 없는 상황이었어”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권 아래에서는, “내가 왜 승인을 해 줘야 하는지 증명해서 내 마음을 움직여 봐”라는 뉘앙스를 풍기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거절 통보를 보내기 전의 스텝들을 간소화해서 좀 더 “빨리” 거절을 보낼 확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10. 시민권 프로세싱 느려지고, 까다로운 심사 예상
트럼프 정권의 2018년, 당시 시민권 프로세싱 타임은 약 9.2개월이었습니다. 바이든 정권의 2022년, 이민국은 최대한 6개월의 프로세싱 타임을 목표로 서류를 처리했으며, 실제 체감 상 빠르면 3개월 안에 시민권 승인까지 받는 케이스를 많이 보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 프로세싱 타임이 다시 느려지고, 꼬투리 잡을 부분이 하나라도 있으면 까다롭게 추가 서류를 요청할 확률이 높습니다. 실제 트럼프 정권의 이민국 아래에서는 거절을 당할만한 케이스들도, 바이든 정권의 이민국에서는 승인받는 케이스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또한 시민권 시험 문제도 지난 2020년 시도했던 것처럼, 더 어렵게 만들 확률이 높습니다.
시민권 신청비용 역시 크게 오를 확률이 높습니다. 현재 시민권 신청 비용은 이전보다 더욱 확대된 “접수비 할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민권 취득을 어렵게 만듦과 동시에, 시민권 신청 자체를 독려할 생각이 크게 없을 것이므로, 시민권 신청 비용 할인도 중단할 확률도 있습니다. 트럼프 정권의 이민국은, 시민권 취득을 크게 독려한 바이든 정권의 이민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일 것입니다.
11. 느린 워크퍼밋 승인과 워크퍼밋 기간 축소
트럼프 정권 아래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노동 카드,” 이 노동 카드는 사실 정해진 카테고리의 사람들, 한국인에게 많은 취업 영주권 신청자들이나 F-1 OPT들에게 주어지는 미국 내에서 일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미국 내 이민자의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은 TPS, 망명, 추방유예 등 여러 가지 카테고리를 이용하여 이 “노동 카드”를 발급받고, 소셜을 받으며 미국 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권 아래의 이민국은 이 노동 카드 발급 속도를 다시 조절할 확률이 높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정권 아래에서 노동 카드는 약 6개월 정도는 지나야 승인이 되었고, 보통 1-2년 (H-4 같은 특별한 카테고리 제외)의 유효기간으로 발급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바이든 정권 아래에서는 약 3개월 정도 안에 승인이 나는 추세이고, 영주권 신청자의 경우 5년의 유효기간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정권 아래의 이민국은 다시 이 노동 카드의 유효기간을 줄이고, 프로세싱 타임도 길어지게 만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가장 무서운 것은,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트럼프 정권은 예상치 못한 정책으로 허를 찌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표를 보세요.
이 표는 이민국의 영주권과 시민권 승인 숫자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를 보시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쩔 수 없이 업무가 중단된 시기인 2020년을 제외하고는, 이전 오바마 정권 기간 대비 걱정할 만큼의 큰 숫자 변화는 없었습니다. 앞으로 영주권과 시민권 취득에 좀 더 많은 돈, 시간, 노력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친이민 정책으로 느슨해진 미국 이민에 긴장감을 주는 게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예전 트럼프 정권 아래에서는 상상도 못할,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수준으로 최근 준비도 안 하고 무작정 영주권, 시민권 신청했다가 거절, 또는 거절 직전까지 가신 분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제 다시 영주권/시민권은 권리가 아닌 혜택으로, 당연히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싸워 쟁취해야 하는 것으로 의식이 바뀐다면, 나의 영주권/시민권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전유영 미국 (뉴저지, 뉴욕) 변호사
미 50개 주 이민법, 뉴저지 형사
미국 내 이민법, 뉴저지 형사법 상담 예약 201-305-3797
한국 내 이민법 상담 예약: sarah@lawyerelena.com
인스타그램: @lawyerelena.us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elenaj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