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변호사로 실무를 하면서, 영주권 신청 프로세스를 시작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가 시간만 지나면 곧 영주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영주권은 그 종류에 따라, 서류 시작 후 적어도 6개월에서 길게는 20년까지도 걸려서 받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영주권은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문제가 되는 일이 발생한다. 시작이 반이 아니라 “시작은 시작일 뿐”이다. 오늘은 한국인들에게 의외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10가지의 영주권 거절 사유들을 모아보았다.
1. 취업 영주권 스폰서 회사에서 완전히 해고(LAY OFF) 되었다
생각보다 흔히 있는 일이다. 취업 영주권의 경우, 영주권은 future job offer, 즉 외국인 지원자가 영주권을 받은 후 취업 스폰서 회사에서 일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나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 엔지니어가 현재 뉴욕 FACEBOOK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자. 현재 이 한국인 지원자가 FACEBOOK에서 일하고 있는 것은, 이민국의 입장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민국에서 이 사람에게 PERM LABOR CERTIFICATION (노동허가서)를 통한 2,3순위 취업 영주권을 내어 준다는 의미는, 몇 년에 걸친 영주권서류진행 기간이 지나고 FACEBOOK에서 이 한국인 엔지니어가 영주권 승인을 받은 이후에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엔지니어의 영주권 프로세스가 2020년에 시작했다고 가정하자. 노동청 PERM 단계가 끝나고, 이민국 단계 전, 2022년에 FACEBOOK은 어떠한 이유로든 이 한국인 엔지니어를 정리해고 (LAY OFF) 시켰다. 그럼 이 한국인 엔지니어는 영주권을 받을 수 있을까? 많은 경우 2020년부터 시작한 서류는 모두 물거품이 된다. 왜냐하면, PERM 노동허가서를 통한 2, 3순위 취업 영주권의 경우, 이민국 마지막 단계인 I-485, 즉 “신분 조정” 서류가 6개월 이상 이민국에 계류 중이 아니라면, LAY OFF된 외국인은 더 이상의 영주권 서류를 진행할 수 없다. PERM 노동허가서는 회사, 또 지정된 직책(JOB POSITION)에 대한 허가서이기 때문이다. FACEBOOK에서 “지금 2022년에는 너를 LAY OFF 하지만, 영주권을 받은 후에 2024년이건 2025년이건 다시 너를 그 직책에 재고용 한다”라는 답을 듣지 않는 한, PERM LABOR CERTIFICATION을 통한 취업 영주권은 원점부터 다시, 다른 회사를 통해 신청할 수밖에 없다.
2. 취업 영주권 스폰서 회사가 사라졌다
위에서 언급 한 것처럼, 2, 3순위 취업 영주권은 몇 년 후에 미국에 있는 회사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영주권 취득 후에 일을 한다는 전제하에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취업 영주권이 노동청 단계만 거의 2년이 걸리고 있는데, 갑자기 취업 영주권을 스폰서 해 줄 회사가 없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회사가 OUT OF BUSINESS 상태가 되어 은행 계좌를 닫고, 더 이상 세금 보고도 하지 않거나, 새 오너에게 팔려서 세금 번호도 바뀌게 된다면, 그전까지 진행해 놓은 모든 PERM 노동청 서류 단계는 1번과 비슷하게 물거품이 된다. 물론, 새 오너에게 팔리거나, 다른 회사와 합병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드물지만 SUCCESSOR IN INTEREST로 새로운 회사가 계속 이민 서류를 이어서 진행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모든 서류를 서명할 “오너”가 동의를 해야만 한다. 즉, 취업 영주권자의 운명과 스폰서 회사의 운명은 함께 간다. 그러므로 1에서 설명한 이민국 서류 마지막 단계인 I-485 (신분 조정) 서류가 6개월 이상 이민국에 계류 중인 상태가 아니라면, 최대한 내 취업 영주권 스폰서 회사와 끝까지 함께 한다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
3. 취업 영주권 스폰서 회사의 재정이 부족하다
이 또한 취업 영주권 노동청 단계가 길어지면서 흔히 발생한다. 영세한 SMALL BUSINESS가 많은 3순위 영주권 스폰서들의 경우, 회사의 규모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취업 영주권 스폰서 회사에서 W-2를 받으면서, 외국인 노동자가 이미 H-1B 또는 F-1 OPT/CPT 등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래도 안전한 편이다. 그러나 현재 일하지 않고 있는 회사의 경우, 영주권 스폰서 회사의 세금 보고나 회계 자료 상, 회사 재정 상황이 충분하지 않다면? 이민국 첫 단계인 I-140부터 막힐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전까지 진행 한 모든 노동청 단계는 역시나 또 수포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너무 작은 회사에서 “영주권 받게 해 주겠다”라는 명목하에 무리한 것을 요구한다면? 영주권 스폰서 그 자체에만 현혹되지 말고, 이민법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진행을 시작해야 한다.
4. 결혼 영주권 받기 전, 영주권자/시민권자 배우자와 이혼했다
최근 영주권자 배우자 결혼 영주권은 발급까지 거의 3-4년이 소요되고 있다. 이렇게 영주권자와 결혼을 하고, 영주권자 배우자의 결혼 영주권 서류가 계류 중인 상황에서 이혼을 하는 커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영주권자 배우자가 가정폭력을 일삼는 경우, 이혼을 한다 하더라도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Violence Against Women Act – VAWA). 그리고 시민권자 배우자의 경우, 각자의 케이스마다 다르지만, 최근은 평균 1년 정도 이후에 시민권자 배우자 영주권이 발급되고 있다. 그 사이에 이혼을 하는 경우? 의외로 많다. 이렇게 단기간 내에 이혼을 하게 되고, 영주권자/시민권자인 전 배우자가 이민국에 계류 중인 서류를 철회하게 되면 결혼 영주권은 거절된다.
게다가 서류상 결혼 한 지 2년이 넘지 않은 배우자의 경우, 2년짜리 “조건부 영주권”이 발급되는데, 2년의 유효기간이 지나기 전에 혼인 관계에 대해 이민국에 보고를 하는 동시에 “조건 해지” 신청을 해야만 한다. 이때 이민국에서 첫 조건부 영주권의 정당성을 문제 삼게 되면, 추방 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
5. 결혼 영주권의 경우, 영주권자/시민권자 배우자의 재정이 부족하다
결혼 영주권의 흔한 오해는, 외국인 배우자가 영주권자/시민권자와 결혼 후 혼인 증명서 (MARRIAGE CERTIFICATE)만 있으면 다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안타깝게도, 미국은 영주권자/시민권자가 외국인 배우자를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는 것을 법적 문서로 증명 해야 한다. 즉, 미국 영주권자/시민권자는 세금보고 상 충분한 수입(INCOME)이 있거나, 은행 계좌 등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적정 수준 이상의 재산보유를 요구한다. 영주권자/시민권자 배우자라도, 외국인에게 미국의 혈세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외국인은 영주권을 받고 최소 5년이 지나야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고, 시민권자 배우자로 영주권을 유지한지 3년 후에 시민권을 직접 발급받아 “미국 국적”을 가지고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수령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 초년생으로 재산이 없거나, 소득이 매우 적은 영주권자/시민권자가 외국인 배우자에게 영주권을 받게 해 주려면, 적어도 CO-SPONSOR, 제3자인 영주권자/시민권자가 재정 보증 서류에 서명하고, 세금 보고 서류 등 관련 서류를 이민국에 제출해야 하는 것이다. 의외로 영주권자/시민권자 중 이 “CO-SPONSOR”를 찾지 못해서 영주권 신청을 늦추거나, 청원서를 철회하는 경우도 있다.
6. 영주권 신청 전, 또는 도중에 이민법적 문제가 생겼다 (비자 신분 문제)
특히 취업 영주권의 경우, 마지막 단계인 I-485 신분변경 서류를 접수하기 전까지, 이민법상 미국 내 체류 신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외국인 영주권 신청자가 F-1 비자 신분이라면, I-485를 접수하기 전까지, F-1 신분을 잘 유지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F-1의 경우, I-20가 살아있지 않거나, F-1 비자로 허용되지 않는 일을 했다면? 이것은 영주권 신청 전 이민법을 위반 한 것이고, 차후 I-485가 거절될 수 있다. 그리고 영주권 신청 서류는 이미 접수되어 있는 상황에서, 예전에 저지른 이민법상 위반사항이 발견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전에 비자가 거절된 적이 있었는데, 신청 서류에는 없었다고 잘못 표기하면, 취업 영주권의 경우 단순 오류가 아닌 거짓말로 분류되어 “진실성”에 문제가 생겨 거절되는 경우도 있다.
7. 영주권 신청 전, 또는 도중에 형사법적 문제가 생겼다
이민법과 형사법은 다른 두 개의 법적 영역이다. 형사법은 지역 경찰, 주 검사 등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이민법은 ICE, CBP, USCIS 등 국토 안보부 기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미국 내 거주하고 있는 지방 (MUNICIPALITY), 주 (STATE) 등에서 나를 “수갑”을 채우고 “지문”을 찍었다면? 형사법적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내가 지역사회의 일원인 이상, 영주권을 진행하느냐 여부와 관계없이, 내가 지방법이나 주법을 어기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영주권 신청 전에 가정폭력을 저질렀다면, domestic violence로 수갑을 차고 경찰서에 갔다면? 나는 이 사실을 영주권 신청서에 자세히, 관련 서류들과 함께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만약 10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면? 그래도 모든 자료를 이민국에 오픈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 사실을 잘 몰라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신청서에 표기하여 제출했는데, 이민국에서 이 부분에 대해 추가 서류 요청을 해 왔을때, 그때 “너무 옛날 얘기라서”라며 관련서류를 제출하지 못한다면 영주권을 거절당할 수도 있다. 물론, 영주권 서류 접수 후에도 이 같은 문제가 생긴다. 이런 경우, 더더욱 형사법 케이스가 “끝나지 않고” 계속되어서, 제때에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여 영주권을 거절당하기도 한다. 참고로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문제는 음주 운전이고, 음주운전 적발이 1번이 아닌 경우, 그리고 음주 운전으로 다른 문제(뺑소니 등)가 함께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8. 영주권이나 비자를 위해 사문서를 위조하거나, 브로커에게 돈을 주었다
이민 “대행업체” 또는 개인 브로커를 통한 취업/결혼 영주권 사기? 정말 많다. 미국에 무작정 방문 비자 (B2), 또는 학생 비자(F-1)를 받아 일단 입국은 해 놓고, 미국 내의 대행업체 직원이나 브로커를 만나 그들에게 돈을 건넨다. 그런 후, 사실은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 없는 회사를 “알선” 받아, 취업 영주권만 서류를 통해 접수한다. 또는, 미국 시민권자 이혼남/녀를 소개받아, 돈을 주고 모든 서류를 꾸며 결혼 영주권을 접수한다. 이런 이민 사기 행각이 의외로 많이 벌어지며, 이민국은 그 실체를 짐작하면서도 승인해 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몇몇 회사나 브로커가 이민국 내에서 유명해지면, 이제 이민국은 실제로 조사를 시작한다. 조사관을 보내 그 회사에 서류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결혼 영주권 신청자 동네를 직접 방문해 탐문을 한다. 사기는 언젠가는 “잡힐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들이 다 받았는데, 내가 문제 생기겠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이민국은 언제든 나부터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
9. 이민국 인터뷰를 망쳤다
이 또한 결혼 영주권, 취업 영주권 모두에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이다. 이민국 인터뷰에는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대면 인터뷰는, 이민국의 심사관이 외국인 지원자와 그 스폰서를 직접 질문과 서류로 “검증” 하는 단계이다. 인터뷰가 어떻게 진행되느냐는, 판사들이 법정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와 비슷하다. 거기다 이민국 인터뷰가 더 어려운 점은, 미국에서 판사들은 검사와 변호사, 양쪽의 의견을 듣고 법에 입각하여 판단을 내린다. 그러나 이민국은 마치 “검사”처럼, 미국 이민법 기준에 변호사와 그 고객 (외국인)을 “심사” 하여 결정을 내린다. 즉, 어쩔 수 없이 한 쪽에만 치우치며, 심사관의 재량이 높을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이민국 인터뷰를 망치는 대부분의 경우는, 결혼 영주권의 경우 스폰서 배우자의 말실수, 취업 영주권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 본인의 말실수이다. 이렇게 말실수를 하게 되고, 동행한 변호사도 없었던 경우, 이민국은 결혼/취업 영주권의 정당성에 의심을 가지고 서류를 더 깊게 파고들며, 결국은 거절 통보를 보내는 것이다.
10. 이민국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다
의외로 이민국도 실수를 한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이민국 역시 다른 부서들과 마찬가지로 기계화와 자동화를 도입했다. 그러나 기계 또한 오류를 일으킨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민국은 오피스의 “재량(discretion)”권이 작용한다. 실제 미국 이민법 자체가 그러한 방식으로 쓰여 있다. 그래서 이민국의 오류로 나오지 않아야 할 영주권도 나오고, 나와야 할 영주권도 안 나오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 취업 영주권 우선 일자(priority date)를 기준으로 아직 영주권 문호가 풀리지 않았는데, 이민국에서 실수로 내 취업 영주권을 승인했다고 치자. 그렇게 되면 나중에 이민국에서 실수를 자체적으로 발견하고 내 영주권 승인 철회를 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어이없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이민국에서 무언가 공지 메일(승인, 거절, 추가 서류 요청 등 경우에 관계없이 모두)을 받으면, 담당 이민 변호사와 상의한 후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위의 10가지 문제들 중, 나에게 해당되는 것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영주권이 거절된다”라는 뜻이 아니다. 이런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영주권 신청해 봤자 아무것도 아니라고 겁을 주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내가 영주권 프로세스를 시작했다고 해서 마음을 완전히 놓고 있거나,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하기 어려운 일(예 – 부동산 구매, 결혼, 이직, 이혼, 타주 이사 등)에 대한 계획을 신분이 없는 상태에서는 신중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아직 내 영주권도 나오기 전인데, 교제하는 이성 친구의 영주권을 내가 언제 도와줄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은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이다. 희망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현실적인 판단이 안 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로 위의 문제들을 가지고도 경우에 따라 영주권을 받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위의 문제들이 걱정된다면, 현재 케이스를 진행하고 있는 변호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첫 번째이고, 만약 여의치 않는 상황이라면 (예: 취업 스폰서가 고용한 변호사, 또는 배우자가 고용한 변호사라 허심탄회하게 물어보기 어렵다), 다른 이민법 변호사에게 내 모든 상황을 자세히 오픈하고 법률 상담을 받아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전유영 미국 (뉴저지, 뉴욕) 변호사
미 50개 주 이민법, 뉴저지 형사 미국 내 이민법, 뉴저지 형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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