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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꼭 챙겨야 할 세가지 개념

미국에서 1.5세 이민자로 거주한지도 이제 거의 20년을 채워갑니다. 처음 미국땅을 밟았을 때, 눈이 참 많이 왔어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모님과 함께 맨손으로 해쳐온 미국 생활은,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힘든 인내의 시간이었어요. 그렇지만 어린 사람이 저에게 물어 본다면, 무조건 미국 유학을 추천합니다. 단, 아래의 세가지를 꼭 기억하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습니다.

  •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러니 준비하라.

‘미국’이라는 환상. 키크고 잘생긴 사람들이 많고,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나이키, 디즈니, 각종 명품들을 싸게 파는 쇼핑몰, 아울렛이 넘쳐나고, 드넓은 땅덩어리에 여행할 곳으로 넘쳐나는 환상의 나라!

…..정말???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때, 엄청난 한파에 놀랐고, 스케일이 다른 눈보라에 놀랐으며, 놀랍게나 큰 사이즈에 더 놀랍게 맛이 없는 식당 음식에 또 놀라고, 한국 사람들 살 찐 건 아~~~무것도 아닌 수준으로 비대한 사람들이 내 주변에 걸어 다니는 것에 더 놀라고, 차가 없으면 하루 종일 집 안에서 알아 듣지도 못하는 미국 텔레비전을 보며 시간을 때울 수 밖에 없음에 더 더 놀랐습니다. 정말, 생각과는 너무 달랐어요. 친절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더 많았고, “영어도 못하는데 여기 왜 왔어?”라고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는 백인 여자 학우에게 지적을 당했었죠.. (야! 그래도 내가 한국에서는 나름 영어 100점 맞던 사람이었다고!!)

미국 유학.. 아니 유학 그 자체, 그 단어 자체가 얼마나 아름답나요! 헬조선을 벗어나 더 큰 세상을 경험하는 기분! 그러나 단 일 주일, 아니 단 삼일 만에 당신의 환상은 산산조각 부서질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러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세요. 그리고 내가 유학으로 이 나라에서 얻어갈 것이 ‘무엇’인지를 철저히 기록하고 새깁시다.

  • 생각보다 더, 억울할 수 있다. 그러니 배워라.

영어를 수준급으로 구사해도, 미국 현지에서 이방인으로 취급 받지 않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아직도 미국에는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이 만연하고, ‘유학생’이라는 체류 신분 때문에 받는 불이익도 만만치 않습니다. 10대에 미국으로 유학, 이민 오는 경우는, 미국 현지 10대 친구들의 센서티브함에 딥한 마상을 경험할 수도 있고, 한국과 판이하게 다른 문화에 말 그대로 ‘억울’한 경우들을 많이 겪을 수 있습니다. 조용히 공부만 하면 오히려 점수가 깎이는 수업들도 있고, 결과보다 열심히 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과목에 당황 할 수 있으며, 유학생으로 일 하면 안되는 줄 도 모르고 열심히 일 하다가, 비자가 취소되어 졸지에 한국행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타지에 이방인으로 온다는 것은, 호랑이 소굴에 들어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인정해야 합니다. 이방인이니까, 더 많이 배우고 알아야 한다는 것을. 그것이 영어라는 언어가 되었든, 미국 사회의 룰이 되었든, 미국 특유의 문화가 되었든.. 물론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이런 ‘억울’한 경우가 아예 안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소한 ‘나 자신’에게는 떳떳할 수 있어요. 나는 최고로 노력 했노라고. 나는 최선을 다해서 유학 생활을 했다고. 그러니 후회 없다고. 이런 건강한 자존감을 쌓게 되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살던, 정말 좋은 삶의 자양분을 얻는겁니다.

  • 인생은 결국 ‘여행’이다. 그러니 즐겨라.

어렸을 때는, 뭐든 죽어라 열심히만 하면 다 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딱 죽기 직전까지 노력하고, 내 뜻대로 무엇인가가 되지 않으면, “내 노력이 부족했구나..”라고 자책하고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30대를 넘기고, 우여곡절을 겪고, 경제활동을 하고, 집안에 우환도 경험해 보고, 가슴 아픈 이별도 해 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살아 있음은 행복하고, 또 내가 겪어본 것, 결국에는 “재미”있거나 “의미”있었다고..

여행을 하고 나면 힐링이 되는 이유는,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극복하거나 실패를 견뎌 보는 것도 ‘경험’이고, 생각지 못한 기회를 잡거나 성공해 본 것 또한 소중한 나의 ‘경험’입니다. 유학을 오게 되던, 이민을 오게 되던.. 일상이 결국 “여행”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결국 어디에 정착하게 되던, 내 안의 수 많은 능력과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으로의 유학, 적극 추천합니다.

전유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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